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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0년12월14일 15시33분 ]


1. 관계 법령 및 그 해석

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44조제1항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지상권ㆍ전세권 또는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그 권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자가 가지는 전세금ㆍ보증금 그 밖의 계약상의 금전의 반환청구권은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행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또한 도시정비법 제49조제6항 본문에 따라 관리처분인가의 고시가 있을 때에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ㆍ지상권자ㆍ전세권자ㆍ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도시정비법 제54조에 의한 이전의 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에 대해 이를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고, 사업시행자가 이를 사용ㆍ수익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관리처분인가의 고시가 있게 되면 위 조항을 근거로 정비구역 내에 있는 토지 또는 건축물의 임차권자 등을 상대로 그들이 점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인도를 구할 수 있다. 그 결과, 임차권자는 임대차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자신이 점유하고 있는 임대차목적물을 사업시행자에게 인도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이로 인해 도시정비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임대차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관리처분인가의 고시가 있다면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음을 이유로 도시정비법 제44조제1항, 제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2. 관리처분인가 고시 이전이라도 보증금 반환을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

가. 한편 임대차계약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임차인이 이에 대해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것을 계약의 기본내용으로 하므로(「민법」 제618조), 도시정비법 제44조제1항, 제2항에서 말하는 `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임차권의 설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도시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할 수 없게 되거나 임대차목적물을 사용ㆍ수익하는 상황 내지 이를 이용하는 형태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등 임차권자가 이를 이유로 계약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나.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은 관리처분인가의 고시 이전이라도 도시정비사업 계획에 따라 사업시행자에 의한 이주절차가 개시돼 실제로 이주가 이뤄지는 등으로 사회 통념상 임차인에게 임대차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차인은 도시정비법 제44조제1항, 제2항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차인이 관리처분인가의 고시 이전에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해당 사업의 진행 단계와 정도, 임대차계약의 목적과 내용, 도시정비사업으로 임차권이 제한을 받는 정도, 사업시행자나 임대인 등 이해관계인이 보인 태도,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ㆍ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결어

이 사건의 경우 구역 내 세입자들은 2015년 1월 15일 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는데, 비록 세입자들의 해지 시점이 관리처분인가의 고시 이전이기는 하지만 이때는 이미 구청장이 피고의 관리처분계획(안)을 인가해 가까운 시일 내에 관리처분인가의 고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시기였고, 사업시행자인 피고 조합 역시 관리처분계획(안)이 인가된 후 정비구역 내에 거주하고 있던 세입자와 조합원들을 상대로 이주안내문을 발송해 정해진 이주기간 내에 이주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던바, 이러한 사정에 비춰보면 원고 세입자들이 관리처분인가의 고시 이전에 임대차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구역 내 세입자들은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사업시행자인 피고 조합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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