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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6년08월24일 11시38분 ]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집행부가 사업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어려운 업무 중 하나가 조합원 자격의 판단이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에서 시행되는 재건축사업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조합설립인가 후 주택이나 토지를 양수한 사람의 조합원 자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소유권 변동 시점이 조합설립인가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조합원 지위는 물론 향후 분양권의 귀속까지 달라질 수 있다. 조합으로서는 조합원 명부 작성, 총회 의결권 부여, 분양신청 통지 등 사업 전반에서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하고, 판단이 잘못될 경우 조합원 지위 확인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조합원 지위 확인` 사건(서울행정법원 2026년 6월 12일 선고ㆍ2025구합53201 판결)에서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사업의 `조합설립인가 후`가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을 의미하는지에 관해 의미 있는 판단을 내렸다. 법원은 조합설립인가 처분이 행정청 내부에서 이뤄진 날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 조합설립인가 처분이 조합에 통지돼 대외적으로 효력이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조합설립인가 자체는 전날 이뤄졌더라도 그 인가가 조합에 통지되기 전에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접수된 경우에는 양수인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했다. 따라서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들이 해당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고 소송비용 역시 조합이 부담하도록 판결했다.

사안의 구체적인 경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당 조합은 서울 송파구 소재 재건축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조합으로, 사업구역은 2017년 8월 3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었다. 원고들은 2020년 11월 2일 기존 소유자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았고, 다음 날인 11월 3일 오전 10시 10분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됐다. 한편, 관할 구청장은 2020년 11월 2일 조합설립인가 처분을 했지만, 해당 인가를 실제 조합에 통지한 시점은 다음 날인 11월 3일 오전 10시 13분께였다. 결국 단 3분의 차이를 두고 소유권이전등기 신청과 조합설립인가의 통지가 이뤄진 것이다.

조합원 자격을 둘러싼 분쟁은 이후 조합이 조합원 지위 이전을 반영하기 위한 조합설립 변경인가 신고를 하면서 본격화됐다. 조합은 기존 토지등소유자의 조합원 지위가 원고들에게 이전됐다는 이유로 관할 구청에 변경신고를 했으나, 구청은 원고들이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조합설립인가 후 아파트를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원고들은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에서 말하는 `조합설립인가 후`라는 것은 행정청이 내부적으로 인가를 결정한 때가 아니라 해당 인가가 조합에 고지된 이후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자신들의 소유권이전등기 접수가 오전 10시 10분에 이뤄진 반면, 조합설립인가가 조합에 통지된 것은 오전 10시 13분이므로 조합설립인가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해당 아파트를 양수했고 따라서 조합원 지위를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결국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에서 규정하는 `조합설립인가 후`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다.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조합설립인가 후 해당 도시정비사업의 건축물 또는 토지를 양수한 자는 원칙적으로 조합원이 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매매뿐 아니라 증여 등 권리의 변동을 수반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를 언제부터 법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양수인의 조합원 자격이 결정되는 구조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이에 관해 명확하게 `조합설립인가가 조합에 통지된 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첫 번째 근거는 `행정법`의 일반원칙이었다. 법원은 상대방이 있는 행정처분의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게 고지돼야 효력이 발생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이 다른 경로를 통해 처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식으로 고지되지 않았다면 처분의 효력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조합설립인가 역시 조합이라는 특정 상대방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처분이므로 이와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조합설립인가제도 자체의 특성이다.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와 달리 도시정비법 제35조에는 관할 행정청이 조합설립인가를 별도로 고시하도록 하는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다. 행정청이 조합에 조합설립인가를 통지하면 그 이후 조합이 토지등소유자에게 그 내용을 통지하고 이해관계인에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당사자가 조합설립인가가 조합에 통지되기도 전에 행정청 내부에서 이미 인가 처분이 이뤄졌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법원은 바로 이러한 점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세 번째는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의 입법 취지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양수인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하는 이유는 재건축사업을 이용한 과도한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국민의 주거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조합설립인가가 아직 조합에 통지되지 않아 일반 거래당사자가 그 사실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거래가 이뤄진 경우까지 조합원 지위를 일률적으로 부인해야만 이러한 입법 목적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조합설립인가의 대외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 즉 조합에 인가가 통지된 시점을 기준으로 해석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투기 수요 억제라는 법의 취지가 훼손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법원은 반대의 해석이 거래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합설립인가가 아직 조합에 통지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거래당사자가 조합에 직접 문의하는 등 상당한 주의를 다 하더라도 인가 사실 자체를 확인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행정청 내부에서 인가 결정이 먼저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거래의 양수인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거래당사자로서는 스스로 확인할 방법이 없는 사정으로 중대한 재산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법원은 이와 같은 결과가 거래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법원은 이 사건 원고들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했다. 조합설립인가가 조합에 통지된 시각은 2020년 11월 3일 오전 10시 13분께였고, 원고들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이 접수된 시각은 그보다 3분 빠른 오전 10시 10분께다. 따라서 원고들은 조합설립인가의 효력이 대외적으로 발생하기 전에 이 사건 아파트를 양수한 것으로 봐야 하고, 도시정비법 제39조제1항에 따른 정비구역 내 토지등소유자로서 조합원의 지위를 가진다는 것이 법원의 결론이다.

이번 판결은 조합 집행부의 실무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조합원 지위의 양도ㆍ양수를 판단할 때 조합설립인가서에 기재된 `인가일`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실무상 조합설립인가서에는 인가처분일이 명확히 기재돼 있기 때문에 그 날짜를 기준으로 조합원 자격을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이번 판결의 논리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사업에서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을 적용할 때에는 단순한 인가처분일이 아니라 해당 인가가 실제 조합에 언제 도달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처럼 같은 날 수분 차이로 소유권 변동과 조합설립인가 통지가 이뤄지면 날짜만 확인해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조합설립인가 통지서의 전자문서 송달시간, 공문 수신시간 등 인가가 실제 조합에 도달한 정확한 시점과 양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시각 등을 비교해야 할 수도 있다. 조합 집행부 입장에서는 조합설립인가서 뿐 아니라 인가 공문의 수신기록과 송달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번 사건에서 실제로 법원은 송파구청장과 법원행정처장에 대한 사실조회를 통해 각각 조합설립인가 통지시각과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시각을 확인해 판단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관할관청의 판단이 조합원 자격에 대한 최종적 판단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사건에서 관할관청은 원고들의 조합원 지위 이전을 전제로 한 변경신고를 반려했지만, 법원은 최종적으로 원고들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했다. 조합 입장에서는 관할관청의 행정지도나 신고 반려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조합원 자격 문제가 법적으로 확정됐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조합원 자격은 도시정비법의 해석과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고, 이해관계인이 다투는 경우 결국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번 판결을 모든 조합원 자격 판단에 광범위하게 일반화하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이 판결은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사업에서 도시정비법 제39조제2항의 `조합설립인가 후`라는 문언을 해석한 사례이다. 관리처분인가 이후의 양도ㆍ양수, 조합설립인가 후 세대분리, 공유관계 변동, 장기보유ㆍ거주에 따른 예외 등 다른 조합원 자격 문제는 각각 해당 법조문과 사실관계에 따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재 판결문상 확인되는 것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인 만큼 향후 상급심에서 동일한 법리가 확정되는지도 실무상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합 집행부에게 이번 판결이 주는 가장 현실적인 교훈은 조합원 자격을 단순히 `인가일 전후`라는 형식적 기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합원의 자격은 재산권과 분양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총회 의결권과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조합은 소유권 변동이 조합설립인가 전후의 경계에서 이뤄진다면 인가처분일, 조합에 대한 통지일시,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시점, 거래원인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판단해야 한다.

나아가 조합설립인가 직후에는 조합원 명부를 정비하면서 인가일을 전후해 소유권이 변동된 물건을 별도로 추출해 검토하는 절차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등기부에 표시된 등기원인일이나 등기완료일만 확인하기보다 필요하면 등기접수시점까지 확인해야 하고, 조합설립인가의 통지시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행정청 공문과 전자문서 수신기록 또한 체계적으로 보존할 필요가 있다. 조합원 자격과 관련해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총회 의결권을 부여하거나 분양신청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법률적 판단을 정리해 두는 것이 향후 소송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결국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3201 판결은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사업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양수인의 조합원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시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법원이 주목한 것은 행정청 내부에서 인가처분이 성립한 날짜가 아니라 그 처분이 조합에 통지돼 대외적으로 효력을 발생한 시점이었다. 이는 `투기 억제`라는 도시정비법의 목적을 존중하면서도 거래당사자가 객관적으로 알 수 없는 행정청 내부의 사정만으로 중대한 재산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거래안정의 요청을 함께 고려한 판단으로 이해할 수 있다.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조합원 자격은 단순한 명부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을 조합원으로 인정할 것인지 여부는 의결권, 분양권, 청산관계와 사업의 적법성까지 연결될 수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조합 집행부는 `인가일이 언제인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가처분이 언제 조합에 도달해 법적으로 효력이 발생했는가`를 확인하는 실무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결국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객관적인 자료 보존이 조합원 지위 분쟁을 예방하고 조합 집행부를 불필요한 소송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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