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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6년09월29일 10시40분 ]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과정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자주 발생하는 분쟁 중 하나가 해고인지 권고사직인지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다. 회사에서는 "권고사직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하지만 근로자는 "사실상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사직서가 작성된 경우에는 해고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쉽지만, 노동법상 중요한 것은 사직서라는 형식적인 서류의 존재만이 아니라 실제로 어떠한 경위에서 근로관계가 종료됐는지에 있다.

해고와 권고사직의 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근로관계 종료에 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이 누구에게 있었는지에 있다.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권고사직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여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회사가 먼저 퇴직을 제안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해고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가 그 제안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받아들였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대법원도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근로관계가 종료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회사가 `권고사직`, `의원면직`, `합의퇴직` 등의 명칭을 사용했다고 해서 그 명칭만으로 법적 성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한 경우이다. 사용자는 사직서가 제출됐으므로 근로자가 스스로 퇴직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사직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경우에 권고사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컨대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속적으로 퇴직을 요구하면서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거나 "오늘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고, 근로자가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작성했다면 그 사직서가 근로자의 진정한 퇴직 의사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가 문제 될 수 있다.

반대로 회사가 퇴직을 제안한 이후 근로자가 충분히 고민할 기회를 두고 퇴직 조건을 협의한 다음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했다면 권고사직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퇴직위로금이나 일정 기간의 급여 지급 등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하고 근로자가 이를 받아들여 퇴직했다면 당사자 사이에 합의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가 이뤄졌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권고사직과 해고를 구별할 때는 사직서의 존재 여부만 살펴볼 것이 아니라 퇴직에 이르게 된 전체적인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회사가 언제 퇴직을 제안했는지, 근로자는 이에 대해 어떠한 의사를 표시했는지, 퇴직 조건에 대한 협의가 있었는지, 사직서는 어떤 상황에서 작성됐는지, 사직 이후에도 근로자가 해고라고 주장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대화, 이메일, 녹취록, 인사담당자와의 대화 내용 등 객관적인 자료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해고와 권고사직을 구별하는 것은 단순히 명칭을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법적 효과에서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며, 해고를 하는 경우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권고사직이라면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해고를 전제로 하는 부당해고구제제도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해고예고수당 문제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예고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있지만, 근로자가 스스로 퇴직하거나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에는 해고를 전제로 하는 해고예고제도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정과 해고의 정당성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이를 구분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더욱 주의해야 할 부분은 사용자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처리해 주겠다"거나 "권고사직으로 처리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사직서를 요구하는 경우다. 이때 근로자가 실제로 어떤 의사로 사직서를 작성했는지, 회사와 어떠한 합의가 있었는지에 따라 이후 노동위원회에서 해고의 존부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퇴직을 권유받은 근로자라면 사직서를 작성하기 전에 자신의 의사와 회사의 제안 내용을 명확히 확인하고, 중요한 대화나 합의 내용은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사용자 입장에서도 근로자에게 퇴직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권고사직과 해고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퇴직을 원하는 것이라면 퇴직 조건과 합의 내용을 명확히 하고, 근로자가 충분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에 동의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반복적으로 압박을 가하거나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이후 해고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고와 권고사직의 구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이다. 사직서가 작성됐다는 사실만으로 권고사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회사가 먼저 퇴직을 제안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누가 근로관계 종료를 결정했는지, 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로 퇴직을 선택했는지, 사직서가 어떠한 과정에서 작성됐는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노동분쟁에서 해고와 권고사직의 구별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퇴직`이라는 결과에 이르더라도 그 과정과 법적 성격에 따라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가능성이나 해고예고수당 등 관련 법률관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퇴직을 요구받은 근로자라면 사직서를 먼저 작성하기보다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퇴직을 요구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회사와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향후 노동위원회에서 해고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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