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와 광주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 독일 도시들과 교류 협력 강화와 광주발전에 슈뢰더 전 총리가 자문과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섭 시장과 만찬, “광주발전 위한 자문·조언 아끼지 않겠다”
10월 초 한국인 김소연씨와 결혼한 슈뢰더 전 총리는 26일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이용섭 광주광역시장과 광주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시작된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며 “5‧18묘지를 둘러보면서 꽃다운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바친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인 김씨가 대성여고, 전남대 독어교육학과 출신이라 슈뢰더 전 총리는 광주에 대한 더욱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의 사위가 됐으니 한국에 살면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 역사와 문화를 많이 배우고 싶다”며 “문화, 경제, 행정 등 독일의 역사와 나의 경험이 광주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요청해 달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친환경자동차산업과 에너지밸리 조성 등 광주가 미래 동력을 마련하는데 독일의 선진사례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독일의 여러 도시들과 우호‧자매결연을 맺고, 독일 기업의 광주투자유치에 큰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는 광주의 주력사업과 투자환경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슈뢰더 전 총리는 개혁과 혁신에 대한 평소 소신도 밝혔다. 그는 ‘아젠더2010’과 ‘하르츠개혁’으로 독일 경제를 부활시키고, 노동개혁을 성공시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적극 벤치마킹하고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선진국일수록 개혁하기가 힘들다. 국민 대다수가 개혁의 필요성을 동의하면서도, 그 개혁이 자신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 거부감을 갖는 게 일반적이다”며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치인들의 확고한 철학과 사명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개혁은 성공했지만 정권을 빼앗겼다”며 “개혁의 고통은 바로 나타나지만 그 성과는 늦게 나타난다. 정치인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보다 국가백년대계를 내다보며 개혁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교훈으로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성공한 노동개혁의 상징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하르츠개혁’에 대해 자세히 소개됐다. 슈뢰더 전 총리는 “노사는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노사정의 타협을 통해 노동개혁을 성공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노와 사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결단력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 과정에는 반드시 국민의 참된 여론과 전문가 집단의 의견수렴 등이 수반되어야 정부의 결정이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시장은 “광주의 현안들을 풀어가는데 매우 시의적절한 조언이 되었다”며 “‘유럽의 환자’로 일컬어지던 독일을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국가로 부활시킨 슈뢰더 총리의 혁신정책에서 많은 지혜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슈뢰더 전 총리의 부인 김소연씨와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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