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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백운동 원림(康津 白雲洞 園林), 이한영(李漢永) 생가, 사의재[四宜齋], 강진시문학관과 영랑생가, 다산 기념관 등 탐방
등록날짜 [ 2019년04월29일 11시30분 ]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강진 백운동 원림(康津 白雲洞 園林)」의 역사적·경관적·학술적 가치를 확인하여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5호로 지정하였다.
 

강진군은 지난 23일 이승옥 군수와 정재숙 문화재청장, 강진군민, 향토사학자, 원주이씨 문중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 제115호 ‘강진 백운동 원림’의 명승지정을 기념식을 가졌다.

‘강진 백운동 원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기념식 http://www.edaynews.com/detail.php?number=29428&thread=01r04
등록날짜 [ 2019년 04월 24일 21시 24분 ]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현대인의 약속은 이렇게 철저하게 지켜가는 것’을 강조라도 하듯 9시에 출발이 가능했다.

사실 다른 업무로 바빠 석, 박사과정 17명이 강진군 문화탐방을 간다고 했는데도 관련 자료나 검색 한 번 하지도 못 하고 무턱대고 따라 나섰던 게 후회스럽다.
 

어제와 달리 완연한 봄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상큼함으로 참여하는 동료들은 연신 뒷좌석에서 탄성을 자아내고 있었다. 교통이 편리하고 광주인근에서 가까운 「강진 백운동 원림」은 월출산 옥판봉의 남쪽 경사지 아래쪽에 위치하며, 백운동 원림의 본가인 백연당(白蓮堂, 강진군 성전면)에서 북쪽으로 11㎞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주차장에 도착해 관광안내도를 주루룩 눈을 홀겨가며 읽어 내려간다. 고려 시대에 백운암이라는 사찰이 있었던 곳으로, 계곡 옆에 ‘백운동(白雲洞)’ 글자가 새겨진 바위가 남아있어 ’백운동‘이라 일컫기도 했다는 것.
 

이 원림을 造營한 사람은 조선 시대 이담로(李聃老, 1627~1701)로 호는 백운동은(白雲洞隱)으로 손자 이언길에게 유언으로 ‘평천장(平泉莊)’의 경계를 남겨 후손들에게 전함으로써 이 원림이 지금까지 보존되게 됐다.
 

별장으로 사용하던 백운동 원림은 이후 증손자 이의권(1704~1759)이 가족과 함께 살며 주거형 별서로 변모하였고, 이덕휘(1759~1828)와 이시헌(1803~1860) 등 여러 후손들의 손을 거치며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들어가는 문도 나오는 문도 여러 군데로 마치 요새를 연상하듯 하고 그 당시 사도세자의 스승으로 원주에서 내려와 이곳에 정착했을 백운동은(白雲洞隱)에 대한 여러 심경도 그려봄직했다.
 

필자의 눈에 꽂히는 글자가 백운동은(白雲洞隱)가 있었다.

은(隱)!!

결코 예사롭게 볼 아호의 붙임이 아니라고 생각되어 스마트 폰으로 마구 검색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에도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연구의 대상이 또 하나 나타난 것에 대한 흥분과 전율을 멈출 수 없었다.

안내하고 설명하는 이승현 주인장에게 고려 말 충신 삼은(三隱)과 주자학의 흐름을 면밀히 한 번 살펴봐 줄 것을 주문했다.

사실 2018년 11월 7일에 전남 영광군 문화의 광장인 영광예술의 전당에서 270여명의 유림들이 전국각지에서 모여 고려 말 충신 삼은(三隱)과 주자학의 흐름의 계보(系譜)를 안동교박사가 발표해 엄청난 파란을 몰고 온 역사적 사건이 있어서 그러한 배경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화두(話頭)가 옆으로 조금은 빗나갔으니 다시 끌어와 들여다 본다.

강진 백운동 원림의 내정(內庭, 안뜰)에는 시냇물을 끌어 마당을 돌아나가는 ‘유상곡수’의 사자성어가 남아 있고, 화계(花階)에는 선비의 덕목을 담은 소나무, 대나무, 연, 매화, 국화, 난초가 자라는 등 조선 최고의 별서(別墅) 원림 중 하나로 이곳을 답사하게 해 준 김대현교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기도 했다.

실학자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은 백운동에 묵으며 그 경치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12곳의 아름다운 경승을 칭송하는 시를 남겼고 「백운첩」에 담긴 이 그림과 시는 지금의 모습과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다산의 제자이기도 한 이시헌은 선대의 문집, 행록(行錄, 언행을 기록한 글)과 필묵을 「백운세수첩(白雲世手帖)」으로 묶었으며, 조선후기 문인 김창흡, 김창집, 신명규, 임영 등이 남긴 다양한 백운동 시문들과 함께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 다산의 백운동 12승경
    제1경 옥판봉(玉版峰): 끌어와 바라보는, 월출산 옥판봉의 빼어남
    제2경 산다경(山茶徑): 겨울 추위에도 피어난 동백나무 숲의 꽃 봉우리
    제3경 백매오(百梅塢): 집 둘레에 심어진, 백 그루 홍매화의 은은한 향
    제4경 홍옥폭(紅玉瀑): 단풍 우거진 계곡바위에 떨어지는, 홍옥 같은 물방울
    제5경 유상곡수(流觴曲水): 여섯 굽이 흐르는 물에 손님과 앉아 띄우는 술잔(觴)
    제6경 창하벽(蒼霞壁): 푸른빛 절벽 바위에 써둔, 붉은 빛깔 큰 글자
    제7경 정유강(貞蕤岡): 언덕 위, 용 비늘 껍질의 사철 푸른 소나무
    제8경 모란체(牡丹砌): 집 앞 꽃계단(砌)에 심어진 모란의 빛깔
    제9경 취미선방(翠微禪房): 산허리(翠微)에 작게 만든 방의 고즈넉함
   제10경 풍단(楓壇): 단풍나무(楓)의 붉은 비단 가림막
   제11경 정선대(停仙臺): 비에 씻겨 고운 뫼 바라보는, 신선 머무는 작은 정자
   제12경 운당원(篔簹園): 깎은 옥이 하늘로 솟아오른 듯한, 왕대(篔簹) 숲의 빽빽함<문화재청 자료 참조>

이한영(李漢永) 생가
백운동 원림 근방에 월남사 터가 있고 인근에 이담로 선생의 10세손 이한영(李漢永·1868-1956)의 생가가 있다. 선생은 야생 차나무를 이용해 녹차를 만들었고 이한영가에서 파는 백운옥판차와 금릉원산차는 명차로 이름이 나있다.

생가터에서 바라본 월출산은 마치 알프스언덕을 연상하게하며 참으로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린다면 이렇게 그려야겠구나 할 정도로 아름다워 양손으로 네모 각을 만들어 수채화를 마음속에 담기에 바빴다.

사의재[四宜齋]
사의재란 '네 가지를 마땅히 해야 할 방'이라는 뜻으로, 네 가지는 곧 맑은 생각과 엄숙한 용모·과묵한 말씨·신중한 행동을 가리킨다.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완성되면 신(信)이 도덕적으로 지니게 됨을 광주대안학교 박남주교감과 파안대소(破顔大笑)하며 즐긴다.

주막을 보니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시장끼가 동하고 이미 오후 1시를 훨씬 넘겨서 더 그랬다.

박남주선생에게 술 한 잔을 권하는데 주모(酒母)가 엄격하게 밥상을 통제하고 있어 나중에야 겨우 막걸리사발잔을 기울이며 즐길 수 있었지만 관광지 주막집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이곳 사의재[四宜齋]는 2007년 10월 26일 전라남도 강진군에서 다산실학 성지(聖地)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강진읍 동성리의 옛터에 복원하였다.

강진시문학관과 영랑생가
강진군시문학관 관장의 안내로 시문학관을 들러 봤는데 융복합을 이루는 조화로움에 탄성이 절로 나오고 또 감사의 말씀을 전할 수밖에 없는 건 사업을 마치 스토리텔링하듯 근대시인에서부터 현대시인까지 연도별로 정리하고 시문화 사업의 연속성과 조화로움을 목격했다는 거다.

영랑시인 한 명으로 강진 사람들은 자기 고장에서 태어난 시인 영랑 김윤식을 자랑하고 사랑하며 그의 동상에도, 강진읍 곳곳에서 눈에 띄는 모란슈퍼, 모란00, 영랑00 등 강진 사람들의 영랑 사랑은 드러난다.

이어 강진읍에서 들어가면 그 영랑이 태어난 집이 나온다. 이렇게 저렇게 걸어들어 가면서 관람을 멈추지 않았고 이곳은 1985년에 강진군에서 사들여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여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다산 기념관
강진은 다산 정약용이 18년의 유배생활한 곳이자 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부인과의 애틋한 러브스토리며 어린 딸이 성장해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로서의 심경을 훔쳐보고는 예나 지금이나 자식에 대한 사랑이란 다 똑같은 생각에 절로 뭉클해진다.


다산 기념관은 날로 커지는 인상이 들었으며 제법 많은 관람객을 보며 강진군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전남 관광 일번지 남도 여행 일번지로 띄우는 홍보력에 다시 한 번 음미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다양한 다산 친필 간찰과 제자들의 유물들을 통해 강진에서 다산의 학문과 성과를 느낄 수 있었다.

주말인데도 광주에서 많은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돌아가는 형국이 강진이라는 말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으며 여러 상황에 개의치 않고 만찬 약속을 잡는다.

익산에서 내려오는 분과 태양, 풍력 사업가, 기획자 등등을 만나 한자리에 모두 모아 한꺼번에 모두 처리하기로 한다. 그게 어쩌면 술의 힘이다.

다산초당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짐에도 이미 광주에 마음이 가 있어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팀들을 보며 마음만 갈팡질팡하고 만다.

그래서 그랬는지 우리가 탄 차가 웃고 떠들고 즐기다가 갈팡질팡해 제 갈 길을 못 찾고 영암으로 서해안고속도로로 좌회전으로 돌고 돌아 봄의 절정인 오후 한나절을 뻥 뚫린 고속도로로 유쾌하게 이끌어 준 박남주교감 덕택에 구경만 잘하고 약속장소 코앞까지 편안하게 왔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했나?!
오늘의 결론(結論)이 선승(禪僧)의 외마디 외침의 우문현답(愚問賢答)처럼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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