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광주수피아여자고등학교 1학년 9반 학생 중 네 명과 담임이었던 정금선 교사가 35년 만에 만난 이야기가 올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책자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7살과 29살로 만나 이제는 50을 훌쩍 넘긴 그녀들의 통통 튀는 이야기들과 350여 장의 사진이 ‘스승의 날’이 주는 의미를 새롭게 하고 있다.
정금선 교사는 1979년부터 호남기독학원에 교사로 재직해 40년간 몸담았던 수피아여자고등학교를 지난해인 8월31일 퇴임했다. 83년 당시 1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던 정 교사의 퇴임 소식을 들은 제자 4명은 극적으로 서로 연락해 스승의 날 직후인 작년 5월19일 모여 정금선 교사의 정년퇴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엔 반나절의 짧은 만남이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제자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타고 35년 전 여고 1학년 때로 돌아간다. 사제 간은 이후로도 만남과 여행을 이어갔다. 정금선 교사는 퇴임 이후 제자들과 두 번의 만남과 두 번의 1박2일 여행을 다녀왔고 여행기를 일기식으로 정리해 2019년 5월 ‘스승의 날’을 며칠 앞두고 책으로 발간했다.
광주수피아여자고등학교 교정의 돌에 새겨진 것처럼 졸업 후 그녀들은 세상의 빛이 되어 있었다. 모두 반백년을 넘게 살면서 한 가정의 주부이고 사회일원으로 바쁜 인생을 보냈다. 함께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나 퇴직을 맞은 담임 선생님을 위해 모이고, 여행을 다녀오고, 책까지 만든 이유는 ‘사제 간의 뜨거운 정과 의리’가 아니면 설명되지 않는다.
정금선 교사는 “이런 귀한 만남의 시간을 만들어 준 제자들과 그 가족에게 감사한다”며 “35년 전에는 몰랐지만 (제자들과) 딱 12살 터울의 띠동갑이었다. 웃음이 아름다운 그녀들, 생각이 바른 그녀들로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고 밝혔다. 사제 간은 동백꽃이 피면 또 모이자고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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