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덕중‧고등학교(만대학원 이사장 신흥수, 교장 신찬호‧장홍)가 지역 교육계 친일잔재 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위한 첫 사업으로 친일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교체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광덕중‧고는 지난 1월 친일 음악가 김성태에 의해 교가가 작곡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만대학원(광덕중‧고 경영) 신흥수 이사장은 곧바로 교가 제창을 금지하고, 교가 교체를 위한 TF팀을 구성해 논의에 힘썼다.
4개월간에 걸친 교체 작업으로 탄생한 새 교가는 광덕고 음악 교사로 재직 중인 최재훈 성악가가 작곡했다. 5월13일 오전 11시 교내 비전홀에서 열리는 개교기념식에서 첫 제창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 후손이 설립한 광덕중‧고는 그동안 경술국치일 및 순국선열의 날 행사와 계기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역사의식 고취에 앞장서 왔다.
신 이사장도 2008년 취임 이후 학교 법인 내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2012년엔 일본의 욱일기 형상을 한 학교 엠블럼을 교체했으며 지난해에는 교화를 ‘국화’에서 신품종 개량한 ‘광덕 무궁화’로 교체했다.
신 이사장은 “신채호 선생의 후손으로서 친일작곡가의 곡이 한동안 울려 퍼졌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빠른 시일 내에 새 교가가 완성됨으로써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의식이 바로 세워지는 계기가 됐다.
친일잔재를 청산해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학교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3‧1만세운동 유공자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고(故) 신태식 선생 손자다.
광덕고는 지난해 광복회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100여 점을 중심으로 학교 본관 1층에 태극기 상설 전시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한편 광덕중‧고 예전 교가를 작곡한 음악가 김성태(1910-2012, 경성음악원 교수)는 두 가지 면모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1910년 11월 서울(경성)에서 태어난 김성태는 경성 경신중학교 입학 후 1929년 전국으로 확산됐던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동참해 시위를 벌여 3일간 구류됐고 1930년 퇴학됐다. 해방 후인 1945년 10월에는 ‘독립행진곡’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1944년 3월 ‘침략전쟁’을 선전‧선동하는 ‘바다’와 ‘배’를 작곡 발표했다. 1943년 8월 ‘결전하 반도문화진용의 지도자층을 연성하기 위해’ 개최한 ‘미소기연성회’ 참여, 1941년 9월 내선일체와 농업보국 홍보를 위한 ‘농업보국대’ 작곡‧지휘 담당, 42년 1월 라디로로 방송된 ‘아세아의 힘’, ‘미영 격멸가’, ‘기쁘다 마닐라 함락’, ‘남진남아가’, ‘흥아행진국’, ‘태평양행진곡’ 등 지휘, 42년 5월엔 ‘국민음악 보급의 정신대’로 활동하기 위해 중진 음악가들로 조직된 경성후생실내악단 창립멤버로 참여해 다양한 친일 행적을 보였다.
43년 8월에는 김성태가 작곡한 ‘군국의 어머니’ 등이 라디오를 통해 방송됐고 같은 달 3일 ‘용사가 되는 날, 아들을 보내는 노래, 우리들은 병사로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들은 제국군인’ 등을 지휘했다. 1947년 8월17일자 ’예술신문‘은 ’독립행진곡은 확실히 일본 군국가요조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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